[텍사스 여행정보] 팔로 듀로 캐년(Palo Duro Canyon)
텍사스에서 그랜드 캐년을 만나다
[텍사스 여행정보] 팔로 듀로 캐년(Palo Duro Canyon)
텍사스(Texas)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핫하다. 19세기 초 위대한 땅 미국에서 이상 사회를 동경하는 미국인들의 소망이 ‘아메리칸 드림’으로 발현됐다면, 성공과 기회를 꿈꾸는 현 시대 미국인들의 시선은 텍사스에 집중돼 있다. 바야흐로 ‘텍사스 드림’이 대세다.
2020년 말 비영리기관인 미국 컴퓨팅기술산업협회(CompTIA)는 실리콘밸리와 뉴욕 등을 제치고 IT 전문가와 기업에게 가장 매력적인 도시 1위에 어스틴(Austin)을, 2위에 달라스(Dallas)를 꼽았다.
이밖에도 젊은 세대가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TOP 10에 텍사스 도시가 무려 5개나 선정돼 미래지향적인 도시임을 입증했고,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일자리를 찾기 가장 도시’ 등 각종 설문조사에서 텍사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절대 강자로 등극한 지 오래다.
미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최첨단 미래 성장지역으로 손꼽히는 거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숱한 한국인들이 모래바람 휘날리는 황량한 사막과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소를 타고 이동하는 카우보이를 상상하는 이유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땅덩어리가 근본적인 이유다.
텍사스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달라스만 해도 다운타운과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높은 건물이 많지 않다. 넓고 평평한 대지가 지천으로 깔렸으니 굳이 높게 올릴 필요가 없다. 지평선을 물들이는 붉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대도시 지역이 바로 달라스다.
거리 감각이 다른 지역 거주민들과 사뭇 다른 것도 때문이다.
텍사스에서 가장 많은 한인이 거주하는 달라스(Dallas)-포트워스(Fort Worth)에서 1박 2일은 커녕 2박 3일 여행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왕복 운전거리만 하루 가량 소요되니 바쁜 이민생활에서 쉽게 여행 가방을 꾸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텍사스 풍광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접한 다른 주(State)로 여행을 계획하면 최소 운전시간만 12시간이다. 하루종일 운전해야 여행지에 도착하니, 왕복으로 계산하면 여행 일정의 이틀을 운전만 하는 셈이다.
허나, 달라스에서 북서쪽으로 380마일, 편도 5시간 30분 가량 떨어진 아마릴로(Amarillo)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텍사스 북단에 위치한 아마릴로는 오래된 텍사스 전통과 새롭게 만들어져가는 텍사스의 미래가 완벽하게 혼합돼 있는 곳이다. 남부 평원과 텍사스 사막이 만나는 이 곳은 도심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에서 지평선과 빌딩과 농장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마릴로의 진정한 매력은 뜻하지 않은 순간 깜짝 선물처럼 눈 앞에 나타난다.
텍사스주 사막과 캔사스주 평원 어디쯤을 상상하며 달리던 중 갑자기 시야에 나타나는 붉은 색 대자연은 방문자로 하여금 시공간을 초월해 미지의 세계에 빠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주인공은 팔로 듀로 협곡 주립공원(Palo Duro Canyon State Park)이다. 광활한 텍사스 땅에 신이 선사한 자연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단연코 팔로 듀로 협곡 주립공원일 것이다.
팔로 듀로 협곡은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대규모 협곡이다. 길이 120마일(190km), 폭 20마일(32km), 평균 너비 6마일(9.7km), 깊이 270미터의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팔로 듀로 협곡은 엄청난 규모와 지질학적 특성을 이유로 ‘텍사스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린다.
프레리 덕 타운 포크 레드 리버(Prairie Dog Town Fork Red River)와 서부 텍사스 바람을 온 몸으로 견디고 수백만년 동안 물의 침식으로 형성된 다양한 색상의 바위층과 가파른 메사벽이 그랜드 캐년의 암벽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 곳은 약 1만 2,000년동안 클로비스(Clovis)와 폴섬(Folsom) 사람들이 거주해온 땅이다. 이들은 협곡에서 메머드와 거대한 들소 무리를 사냥하며 군락을 이뤄 살아왔다.
그러나 1874년 6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치러진 붉은강 전투(The Red River War)는 평화로운 원주민들의 땅에 피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1874년 9월 28일 벌어진 전투에서 미군 4기병이 습격하자 원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삶의 터전을 버리고 협곡 위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들은 이 곳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대자연을 터전으로 살아오던 원주민들의 시대는 종식을 맞이했다.
1877년 텍사스인 찰스 굿나잇과 영국 귀족 존아데어가 JA목장을 설립, 10만리의 소가 자연방목됐던 이 곳은 1933년 주정부가 사들이면서 주립공원으로 탈바꿈했다.
28,000에이커의 광활한 대자연의 모습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건 이 때부터다. 1934년 개장한 팔로듀로 주립공원은 이후 5년간 산책로와 캐빈 등을 조성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는 협곡 바닥까지 약 245미터 가량의 도로가 만들어져 편안하게 환상적인 풍광을 느낄 수 있으며, 대자연의 신비를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16개의 트레일 코스가 있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트레일 코스는 라이트하우스(Lighthouse)다. 팔로 듀로 협곡 주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등대 모형의 바위가 있는 라이트하우스 트레일은 왕복 5.6마일 거리로 4-5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트레일을 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태양열’와 ‘탈수’다. 눈 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과는 달리 뜨거운 태양열에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물과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주립공원측에서는 1마일당 1리터의 물을 지참한 수 트레일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열을 피할 수 있는 모자와 선글라스도 잊으면 안된다. 자칫 뜨거운 태양열에 피부와 각막에 손상을 입기도 한다.
라이트하우스 트레일의 경우 막판에 높은 경사를 올라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두 손을 비우는 것이 좋다. 카메라나 핸드폰, 물, 자외선 차단제, 수건 등은 백팩에 넣어 가는 것이 용이하다.
대자연 속에서 호화로운 하룻밤을 계획한다면 도브스 레스트 리조트(Doves Rest Resorts)가 정답이다.
해발 3,500피트(1,067미터)에 자리한 도브스 레스트 캐빈에서는 20마일을 가로지르는 팔로 듀로 협곡이 눈 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체험할 수 있다. 눈부신 일출과 일몰은 평생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며, 미국에서 가장 어두운 밤 하늘, 쏟아지는 수많은 별들,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할 상쾌하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총 16개의 캐빈이 운영되고 있으며 하룻밤에 199달러부터 699달러까지 시설과 크기, 장소에 따라 개인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협곡 한 가운데서 자연과 하나되어 낮과 밤을 즐기는 멋진 추억을 쌓고 싶다면 캐빈(Cabin)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협곡 한 가운데 아름답게 자리한 카우 캠프 캐빈(Cow Camp Cabins)은 1933년 공원 안에 지어졌으며, 냉난방시설을 갖춘 7개의 캐빈이 운영되고 있다. 가격은 하룻밤에 60달러에서 125달러 사이다. 주립공원 입장료는 별도다.
텐트 혹은 RV로 자연을 벗삼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7개의 캠프촌도 더없이 멋진 야영의 낭만을 선사할 것이다. 전기 사용 및 기타 제반여건 시설 사용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책정되며 1일 사용료 12불에서부터 시작한다.
공원 입장료는 1일 기준 13세 이상 8달러이며 12세 이하는 무료다.
(코리아 타임즈 미디어 = 최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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